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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4/10 아카시아향 나는 여인에게 묻다. 우산을 씌어준 적이 있나요? (1)
  2. 2012/03/22 버린만큼 담는다.
  3. 2012/02/15 윤회
  4. 2011/12/15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 알랭드보통 (2)
  5. 2011/09/06 상실 (8)

아카시아향 나는 여인에게 묻다. 우산을 씌어준 적이 있나요?
2012/04/1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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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는 중고등학교 등하교길은
봄만 되면  개나리로 시작해서 목련과 아카시아로 인해 눈과 코가 매우 즐거웠던 기억들이 있다.
그중에도 어느 토요일 봄날 오후였던가.
자율학습은 아니였고 전산반에서 컴퓨터를 하다 뒤늦게 집에 가려고 보니.
비가 억수같이 오기 시작했다.
별수 없이 책가방으로 하늘을 가리고 뛰다 말다 학교 교문을 얼마 못 벗어난
어느 집 대문 처마에 서서
처마끝에서 떨어지는 비를 보고 있었다.
"어디까지 가니? 내가 우산 씌어줄께. 같이 가자."
라며 우산을 씌어주던 그 여인을 지금도 잊지 못하겠다.

기억이라는게 그때 그 상황을 온전하게 기억해 내지는 못하지만
와인잔같은 맑은 목소리.
가지런한 다리와 하이힐.
가느다란 손목에 손목시계.
귀밑머리만 뒤로 한번 묶은 단아한 긴 생머리.

우산을 같이 쓰고 오는 내내.
그 여인에게서 났던 아카시아 향으로
가슴이 쿵쾅거렸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 뒤로 비 오는 토요일이면 그 집앞을 쓸데없이 서성거렸던 기억도 있고.
아카시아 향이 나는 여인에게
"혹시 비오는날 모르는 사람 우산 씌어준 적이 있나요?" 라고 한동안 묻고 다녔던 기억도 있고.

불현듯 사랑비라는 드라마를 보다 생각나는 기억들.

생각해보니 영화 "클래식"에서 지혜와 상민이, "번지점프를 하다"에서는 인후와 태희가.
비오는날 우산속에서 만난 연인들이 아니던가.


2012/04/10 09:30 2012/04/1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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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린만큼 담는다.
2012/03/2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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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방바닥에 쌓여있는 책들을 보다 못해 책장에 있는 책들을 정리했다.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지저분한 살림살이를 제발 좀 버리시라고 어머니께 말씀 드리는데.
그때마다 어머니는 버릴께 없다 라고 말씀하시는데...
딱 그 심정이랄까.
막상 버릴 책들을 고르려니 그게 쉬이 안되더라.

아파트 앞 쓰레기장에 가져가지 않고 집 밖 한켠에 쌓아두고 며칠을 두었더니
어느날 싹 없어졌다.

아마 누군가 가져간듯한데 어찌나 서운하던지.
중고로라도 팔껄 그랬나 싶기도 하고.

그렇게 골라 버린 책들 덕에 책장에 듬성듬성 빈틈이 보인다.
이후로 또 책을 사게되면 얼마가지 않아 방바닥에 쌓일께 뻔하지만.
그래도 책장 정리 기념으로 몇권을 책을 사서 꺼꾸러 꽂아두었다.

문득 드는 생각이.
책장에서 필요없는 책 골라내듯이.
인생이나 기억들도 지우개로 지우거나 필요 없는 것들을 버릴수 있다면 좋겠다.

...

책을 읽다보면
읽고 싶은 책(인문학 서적?)과 읽어야 하는 책(직업과 관련된 IT관련 서적?)사이에서 고민할때가 많은데.
글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읽고 싶은 책이 읽어야 하는 책이라 좋겠다 싶기도 하고.(속 모르는 소리같지만)

2012/03/22 08:04 2012/03/2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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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
2012/02/1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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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분(안근영님)이 찍은 "윤회"


취미 삼아 찍던 사진이.
언제가부터 누가 억지로 시키기라도 한 모양처럼
심오한 작품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어떤 사명감 같은걸 느끼면서 부터는.
카메라를 구석에 처박은 지 오래.

고민한답시고
필름을 찍네. 흑백을 찍네. 인화를 직접 해보네.
어쩌네 해도
밑천이 없는 빈곤한 상상력과 인문학적 지식으로는.
늘 제자리라고.

지난 출사길 지인분이 보여준 사진을 보고 듣고 하면서
(낙엽, 마른 풀, 타 버린 재 등은 현재의 상태이고, 이들을 둘러 싼 원형의 형태들은 삶의 주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구성했습니다. 라는 작가의 말)
생각났던 한 문구.

뛰어난 메타포는 감각의 문으로 들어가 사유의 문으로 나온다.(신형철, 느낌의 공동체(요즘 감탄하면서 읽는중))

그래, 내가 못하면 대리만족이라도.
2012/02/15 09:15 2012/02/1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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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 알랭드보통
2011/12/15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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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이 전투적 무신론이라면
알랭드보통의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는 기능적 실용적 무신론이랄까?

개인적으로 알랭드보통의 주장하는 바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어렸을때 친구 따라 내가 다니던 교회에서는
가을이면 "문학의 밤" 이라고 연극, 시낭송, 기타 연주 등과 같은 행사를 했는데
그걸 준비하느라 자율학습을 마치고 밤 늦게까지 준비하던 기억들이
아직도 내 가슴속 한 구석에 소중하게 추억으로 남아있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런 느낌이.
종교의 유무 혹은 믿는냐 안 믿는냐를 떠나
작가가 말하는 지금의 종교의 기능이 아닐까.
2011/12/15 08:28 2011/12/15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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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
2011/09/06 10:17
사진을 찍으려 공원을 걷다.
물속에 빠져 죽을 힘을 다해 겨우 빠져 나오다.
카메라를 건지겠다고 그 물속을 다시 들어가 또 죽을 고비를 넘겨 겨우 나왔다.

생시같은 꿈이란걸 깨달아도 기분이 그리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

열심이 무던히도 애쓰는 모습이
순간 아등바등 발버둥에 가깝다고 느껴지는 순간
그런 순간들이 반복될수록
열정, 노력 따위는 탈수기에서 탈수되듯
사라져버린다.

지인이 심각하게 한마디 거든다.
가을타니?

그래 나 가을 타나봐.

2011/09/06 10:17 2011/09/0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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